
한국시사경제 노승선 기자 | 서울 용산구가 이태원 일대 차량 진출입이 잦은 인도에서 보행자 안전 강화를 위한 ‘공공디자인 파일럿 프로젝트(사업명)’를 마무리했다. 공공디자인 실험실로 운영한 결과, 운전자의 위험 행태는 약 3.1배 감소하고, 보행자의 안전 행태는 약 2.6배 증가하는 등 효과를 확인했다. 구는 이를 토대로 건물과 건물 사이 차량 진출입로에 적용 가능한 공공디자인 지침 마련에 나선다.
이번 실험은 차량 통행과 보행량이 많은 이태원역 일대를 대상지로 선정해 이달 4주에 걸쳐 진행했다. 어떤 형태의 바닥 무늬와 시설 요소가 보행자와 운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폈다. 건물 사이 차량 진출입로에서는 보행자와 차량 동선이 자연스레 겹치지만, 경계가 분명하지 않아 사고 위험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현장에는 바닥 무늬의 ▲방향 ▲밀도 ▲구성 방식을 달리 적용해, 보행자의 주의 환기와 차량 감속 유도에 어떤 차이가 나타나는지를 관찰했다. 또한 보행로에 설치한 길말뚝(볼라드)과 길말뚝 조명이 ▲야간 시인성 ▲공간 인식 ▲차량 접근 행동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실험했다. 단순 시설 설치를 넘어 디자인 요소의 형태와 배치 방식이 실제 행동 변화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확인한 것이다.
실험 분석 결과는 유의미한 변화를 보였다. 운전자 대상 차량 일시정지 및 대기 등 안전 행태는 약 2.5배 증가했으며, 보행자를 무시한 진입이나 차량 급가속 등 위험 행태는 약 3.1배 감소했다. 보행자 역시 주변 확인 및 반사경 확인 등 안전 행태가 2.6배 증가했고, 스마트폰 주시 등 위험 행태는 약 2.5배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는 보행로 건널목 디자인 시안 실험 정량 분석을 마무리하고 이를 토대로 건물 사이 차량 진출입로에 적용할 수 있는 공공디자인 지침을 마련할 방침이다. 향후 민간 개발사업과 대규모 개발 추진 시 설계 참고 기준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실험은 도입이 필요한 정책이나 시설을 전면 시행하기 전, 소규모 실험과 실증을 통해 타당성과 효과를 검증해 정책 추진 과정에서의 근거를 보완하고 시행착오를 줄였다. 이러한 과정을 두고 구 관계자는 “작고 가변적인 디자인 개입을 통해 도시 문제를 실험하고 그 영향을 관찰하는 도시 접근 방식을 도입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러한 실험과 검증은 지역 내 한강로동 일대 쓰레기 문제에도 적용했다. 시간 외 배출 등 무단투기가 반복되는 문제를 단속이나 계도 중심으로 접근하기보다, 환경 변화를 통해 구민과 방문객의 행동을 유도할 수 있는지에 주목했다. 야간 조명 기반의 디자인 실험을 통해 배출 위치 및 시간 인식에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관찰했으며, 해당 실험은 한강로동 범죄예방디자인 사업과 연계해 추진했다. 구는 충분한 실증 과정을 거쳐 확대 적용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주민들의 일상에서 반복되는 불편과 불안을 좀 더 세심하게 살피기 위해 공공디자인 실험으로 정책과 설계 방향을 준비하고자 했다”라며 “현장에서 실험을 통해 얻은 경험과 결과물을 정책과 대규모 개발사업에 신중하고 단계적으로 반영하며 도시의 완성도를 높여 나가겠다”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