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사경제 윤광희 기자 | 오는 10월 18일 토요일 오전 10시, 엄홍길 전시관에서 거류면발전위원회(위원장 손상재)가 주관하는 제13회 엄홍길대장과 함께하는 거류산 등산축제가 개최된다.
2008년 개최 이후 올해로 13회째 열리는 이 축제는, 등산과 자연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고성의 가을 풍경 속에서 특별한 하루를 선사하며 지역 대표 축제로 자리 잡았다.
“걸어가던 산이 멈춰 섰다”… 거류산의 전설과 역사
거류산(巨流山, 해발 571.7m)은 고성군 거류면 중심에 우뚝 솟아 있는 고성의 진산이다.
오래전부터 지역민의 삶과 전설 속 이야기와 함께해온 이 산은 그 이름만으로도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고기를 잡으러 나간 남편을 기다리던 김씨 부인이 밤바다를 비추며 “산이 움직인다!”라고 외치자 산은 그 자리에 멈췄고, 이후 ‘흐르던 산이 멈춘 곳’이라는 뜻으로 거류산이라 불리게 됐다고 한다.
산 정상에 오르면 동쪽으로는 한반도를 닮은 당동만이, 서쪽으로는 탁 트인 고성평야가 한눈에 들어와 보는 이들의 감탄을 선사한다.
히말라야 16좌 완등, 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도전
올해 13회를 맞은 거류산 등산축제의 가장 큰 매력은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6좌를 완등한 대한민국 대표 산악인 엄홍길 대장과 함께 산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고성군 영현면 출신인 엄 대장은 2023년 고성군 홍보대사로 위촉돼 활발히 활동 중이며, 이번 행사에서는 2시간 소요되는 문암산 코스를 참가자들과 함께 오르며 자연과 도전의 가치를 직접 전할 예정이다.
엄 대장은 2007년 로체샤르 등정으로 히말라야 16좌를 완등한 뒤, 두 번째 에베레스트 도전 중 셰르파 등 10명이 사망하는 참사를 겪은 바 있다. 이후 그는 네팔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지원 등을 목적으로 2008년 '엄홍길휴먼재단'을 설립하고 인생의 17좌 도전에 나서며 국내외 다양한 공익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맨발길 체험과 전시관 콘텐츠로 더해진 힐링 요소
이번 행사에서는 등산뿐 아니라 힐링 요소도 강화됐다.
엄홍길전시관 뒤편 유휴부지에는 약 180m 길이의 맨발걷기 체험길이 새롭게 조성돼 관람객이 자연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맨발길은 황토혼합길, 강돌, 코르크(나무껍질) 포장재, 목재 톱밥길 총 4종으로 구성되어 있어, 짧은 구간이지만 다양한 자연의 질감을 온몸으로 느끼며 걷는 즐거움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전시관 내부에는 무인 음료 자판기가 설치되어 관람객의 편의를 높였으며, 엄홍길 대장의 등반 업적과 산악 도전 이야기를 소개하는 다양한 볼거리도 함께 마련되어 있다.
두 가지 등산코스, 군민과 함께하는 축제
거류산 등산축제는 참가자의 수준과 체력에 맞춰 두 가지 코스로 운영된다.
먼저, 거류산 정상 코스(7.7㎞, 약 4시간 소요)는 엄홍길 전시관을 출발해 거류산 정상(571.7m)에 오르고 거북바위와 장의사를 경유해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중급 이상의 체력을 요구하지만,
정상에서는 고성평야와 당동만의 탁 트인 풍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어 도전과 힐링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초보자와 가족 단위 참가자를 위한 문암산 코스(4㎞, 약 2시간 소요)는 거류산 정상으로 오르지 않고, 전시관에서 출발해 거류산 자락을 따라 하산하며 중간 지점인 문암산에서 회귀하는 코스다.
정상까지 오르진 않지만 충분한 경관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어 부담 없이 산행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기상 여건에 따라 우천 시에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장의사 코스(3.4㎞, 약 1시간 소요)만 별도로 운영될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체력과 일정에 맞춰 다양한 코스를 선택하며 거류산의 가을 풍경 속에서 특별한 등산 경험을 만끽할 수 있다.
손상재 위원장은 “이번 축제가 많은 분들에게 고성의 자연과 등산의 즐거움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