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사경제 이정이 기자 | 경기도와 시군이 지원하고 마을주민들이 함께 투자해 마을에 태양광설비를 설치하는 ‘경기 RE100 마을’이 전기료 절감과 소득 창출, 에너지 전환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경기도는 29일 경기융합타운(신용보증재단 3층)에서 고영인 경제부지사, 임창휘 경기도의원, 에너지협동조합, 태양광 설비업체, 마을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 RE100 마을 이야기’ 행사를 열고, 도민 주도로 조성된 에너지마을의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향후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경기 RE100 마을’은 도시가스 미공급 등 에너지 이용이 취약한 마을을 대상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경기도 30%, 시군 50%, 주민 자부담 20%로 비용을 분담해 ▲햇빛소득 창출 ▲전기요금 절감 ▲마을기금 마련 등 에너지 복지를 실현해 왔다.
이번 행사에서는 지난 7월 ‘경기 RE100 마을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선정된 5개 우수마을의 생생한 경험을 공유하고 현판 수여 및 소통 간담회를 진행했다.
최우수 사례로 선정된 포천 ‘마치미 마을’은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란 이장·협동조합·태양광기업 대표가 ‘에너지 삼총사’로 뭉쳐 농촌 마을을 바꿨다. 33세대가 세대당 550만 원을 투자해 연간 8천만 원의 발전수익을 올리며 세대당 월평균 20만 원의 햇빛소득을 배당하고, 68세대는 전기요금을 사실상 0원으로 줄였다.
‘화성 쌍송1리 마을’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세대를 포함해 마을 모두가 함께 참여한 에너지 선순환 마을이다. 저소득 가구에는 마을기금으로 자부담 100만 원을 지원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했고, 발전수익이 발생하자 어르신들에게 청소기와 전기밥솥을 기증했다. 쌍송1리 총무는 “올 여름 특히 더웠는데 약 15만 원 나오던 전기요금이 1만~2만 원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평택 호정마을’은 마을가구의 80%가 주택 태양광을 설치해 에너지를 자립했고, 마을내 공동부지가 없어 사유지 옥상을 임대해 공동발전소를 설치했다. 발전수익으로는 마을의 공동 공간을 만들기 위해 마을회관 건축비로 적립하고 있다. 호정마을 한 주민은 “지붕 태양광 설치 후 2023년 7월부터 전기요금이 0원이 됐다”며 “이젠 누진요금 걱정이 없다”고 말했다.
‘이천 은골마을’은 초기에 주민 반대가 있었으나 지속적인 소통으로 갈등을 해소하고 유휴부지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했다. 이 마을은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업·농촌 RE100 실증지원’ 공모사업에도 선정되며 성과를 인정받았다. 은골마을 이장은 “처음엔 격렬한 반대가 있었지만, 장기간 수익이 보장되는 사업을 포기할 수 없었다”며 “지난 3월에는 1인당 연 220만 원의 햇빛소득을 배당했고, 수익금 일부는 마을기금으로 적립해 복지와 공동체 활동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안성 소동산마을’은 쓰레기 투기가 심했던 도로 법면을 태양광 발전소로 전환해 마을 경관을 개선하고 발전수익의 8%를 마을발전기금으로 적립하도록 정관에 반영했다. 소동산마을 이장은 “쓰레기 투기장이 깔끔한 태양광발전소로 바뀌고 햇빛소득도 준다. 1인당 월평균 15만 원의 햇빛소득을 기대했는데 발전량이 늘어 실제로 20만 원이 들어왔다”며 “다른 어디에서 이런 수익을 얻을 수 있겠냐”고 말했다.
경기도는 2023년부터 ‘경기 RE100 기회소득마을’을 지원해 현재까지 20곳을 조성했고, ‘경기 RE100 자립마을’ 사업도 대폭 확대해 왔다. 이로써 지난 10년간 경기도 전역에 조성된 ‘경기 RE100 마을’은 총 473곳(46MW 규모)에 이른다. 참여 주민들은 투자 유형에 따라 월평균 전기요금 약 7만 원을 절감하거나, 세대당 월 15만 원 이상 ‘햇빛소득’을 20년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고영인 경기도 경제부지사는 “에너지 자립과 햇빛소득을 얻는 경기 RE100 마을이 이미 473곳까지 확대됐다”면서 “경기도 전역으로 확산해 RE100을 실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