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사경제 오영주 기자 | 청주공예비엔날레조직위원회는 10일 수요일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에 조계종 성파 종정 예하와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가 방문했다고 밝혔다.
현직 또는 전직 대통령 내외가 청주공예비엔날레를 찾은 것은 비엔날레가 시작된 1999년 김대중 대통령 내외 이후 처음이며, 김정숙 여사는 2019 청주공예비엔날레 개막식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다.
이날 성파 종정 예하와 문 전 대통령 부부의 만남은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가 진행 중인 특별전 ‘성파선예전’에 문 전 대통령 부부가 예방할 뜻을 비치면서 성사됐다.
이른 아침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를 찾은 성파 스님과 문 전 대통령 부부는 조직위 변광섭 집행위원장과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 강재영 예술감독의 안내를 받으며 전시를 둘러봤다.
본전시를 비롯해 초대국가전 태국,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 등 비엔날레의 주요 전시를 둘러본 성파 스님과 문 전 대통령 부부는 전시의 규모와 작품들의 정교함, 그 속에 담긴 장인 정신에 각별한 관심과 경의를 표했다.
문 전 대통령은 “청주공예비엔날레를 응원하고자 찾았는데, 제 응원이 필요 없을 만큼 이미 너무도 세계적인 수준의 행사라는 게 실감 나고, 작품의 수준도 정말 대단하다”면서 “특히 옛 담배공장이 이렇게 문화제조창이라는 문화의 공간으로 훌륭하게 변화된 모습이 감회가 깊은데, 많은분들이 오셔서 직접 관람했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2019년에 이어 두 번째 비엔날레를 방문한 김정숙 여사는 “2019년과는 또 다른 편안함으로 작품을 감상했는데 세계 공예를 이끌 만한 비엔날레라는 게 다시금 느껴졌고, 특히 우리나라 작가들의 실력이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는 것에 놀랍고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비엔날레를 찾았다가 뜻밖에 성파 스님과 문 전 대통령 부부를 마주친 관람객들은 뜨겁게 환호하며 기념사진을 요청하기도 했다. 성파 스님과 문 전 대통령 일행은 비엔날레를 찾은 청주 산남초등학교 아이들과 즉석에서 사진 촬영에도 응하며 호응에 답했다.
가장 오랜 시간 머문 곳은 역시 ‘성파선예전’이었다. 전시장 한가운데 마련된 사색의 공간에 신발을 벗고 올라가 둘러앉은 성파 스님과 문 전 대통령 부부는 작품에 담긴 의미를 하나하나 귀 기울이며 깊은 대화를 나눴다.
성파 스님은 “전시장을 두른 100미터 한지는 ‘일체’에 관한 것”이라며 “비어 보인다고 해서 하나도 없는 것이 아니라 무한한 것이고, 무한한 것이 또 하나이다. 이곳에 오는 이들이 작품을 마주하고 가만히 앉아 소리 없는 소리와 형상 없는 형상을 마주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 특별전 중 하나인 ‘성파선예전’은 전통 옻칠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종교적 수행과 예술 창작을 병행해 온 조계종 제15대 종정 성파 스님의 평생 화업을 집약한 전시다.
‘명명백백明明白白: 밝고 밝고, 희고 또 희다’를 주제로 꾸밈없이 순수한 본질 그 자체를 담아낸 이번 전시는 무려 100미터에 달하는 순백의 한지부터 마치 우주의 한 가운데 있는 듯한 별들의 향연 작품까지, 텅 빈 충만을 경험할 수 있는 사색의 공간이다.
이렇듯, 침묵의 공간에서 오롯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특별전 ‘성파선예전’을 비롯해 다양한 전시와 어린이비엔날레, 마켓과 체험 등 다채로운 공예경험들이 기다리고 있는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는 11월 2일 일요일까지 문화제조창 일원에서 열린다. 추석 당일을 제외한 월요일은 휴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