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사경제 전남취재본부 | 고흥군 분청문화박물관은 고흥분청사기의 세계화를 위한 해외 입주작가 프로그램을 지난 14일부터 본격 운영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국제 도자 창작 워크숍을 통해 국제교류 기반을 다져온 박물관이, 해외작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고흥분청사기의 현대적 해석과 예술적 확장을 모색하고자 마련한 것이다.
총 4명의 해외 작가가 6개월간 순차적으로 박물관에 입주해 창작활동을 펼친다.
입주작가들은 고흥지역의 도자기 원료와 전통 기법을 직접 체험하고 이를 창작에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받는다.
특히 창작 과정 전반에서 박물관과 긴밀히 협력하며 지역의 도자 전통에 대한 이해와 예술적 해석의 폭을 넓혀가고자 한다.
이를 통해 해외작가들에게는 고흥과 조선 분청사기 문화에 관한 심도있는 탐구의 기회가 주어지며, 박물관은 이들의 독창적인 시선을 통해 분청사기의 새로운 표현 가능성과 현대적 가치를 함께 모색할 계획이다.
또한 입주작가들이 제작한 작품 일부는 박물관에 기증되어 전시 및 교육 자료로 활용되며, 이는 도자문화 자산의 축적은 물론 박물관 소장품의 품격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프로그램의 첫 시작은 에콰도르 출신 도예 작가 토마스 카르피오(Tomás Carpio)다.
그는 남미 안데스 지역의 신화와 전설을 주제로 한 조형 작업으로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고흥에 머무는 동안 분청사기 기법과 화장토를 활용한 새로운 작품세계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어 9월부터는 ▲아델라이드(프랑스) ▲누리아포사즈(스페인) ▲마르티나(이탈리아) 작가들이 차례로 입주한다.
이들 중 일부는 유네스코 산하 국제도자아카데미(IAC) 회원으로, 고흥 도자문화의 국제 네트워크 형성과 예술 교류 확산에 이바지하는 것은 물론, 해외 예술계에 ‘고흥’이라는 지역의 이름과 문화적 가치를 자연스럽게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해외 입주작가 프로그램은 단기 중심의 국제도자워크숍을 넘어, 장기 체류를 통해 고흥의 환경과 전통 도자 재료를 깊이 있게 탐구하고 박물관과의 실질적인 협업이 이루어지는 구조로 전환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는 고흥 도자문화가 세계와 연결되는 지속가능한 국제 협업 기반으로 발전하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박물관 관계자는 “해외 작가들과의 협력은 고흥분청사기의 전통과 현대, 지역과 세계를 잇는 전환점”이라며 “앞으로도 국제 교류를 지속 확대해 고흥 도자문화의 예술성과 상징성을 세계에 널리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물관은 2019년부터 장기 입주작가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으며, 현재 3명의 작가가 상주해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해외 입주작가 4명과 도자 전공 석사과정 학생 2명을 단기 입주작가로 추가 선정해, 총 9명의 국내외 작가가 고흥에서 분청사기를 주제로 창작과 교류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