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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무늬만 입국강화…자가격리 무증상 입국자 검사 안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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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무늬만 입국강화…자가격리 무증상 입국자 검사 안받는다
  • 디지털 뉴스팀 hse@hksisaeconomy.com
  • 승인 2020.03.25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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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입국자가 국내로 입국하면 의무적으로 2주일 동안 자가격리를 하는 검역대책이 나왔지만, 유럽발 입국자와 달리 무증상자를 검사 대상에서 제외해 논란이 예상된다.

입국자 1만명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유럽의 3분의 1 수준으로 아직 위험도가 낮다는 판단인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며칠간 미국의 감염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서다. 이에 반쪽짜리 대책이라는 평가가 많다.

◇미국발 무증상 입국자, 14일 자가격리 중 증상 발현 때만 검사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과장은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미국 역시 코로나19 확진자가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2주일간 자가격리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유럽에 비해 인구 대비 확진자 수나 입국자 대비 확진자 수가 다소 낮은 편"이라며 "다만 다른 국가에 비해 입국 확진자 수가 많고 증가 속도가 빠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조치에 따라 오는 27일 0시부터 미국발 입국자 중 유증상자는 내외국인 관계없이 지정된 검역 시설에 대기하면서 진단검사를 받는다. 검사 결과에서 양성이 나오면 병원 또는 생활치료센터로 이송돼 격리치료를 받는다. 이는 유럽과 동일한 검역 절차다.

하지만 무증상자 관리는 유럽과 미국발 입국자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유럽발 입국자 중 무증상자는 집으로 돌아간 뒤 3일 이내에 보건소로부터 진단검사를 받게 된다.

유럽에서 오는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전수검사를 진행하는 원칙에 따른 조치다. 무증상자라도 집에 머물면서 가족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통상 감염 후 증상이 발현하는 4~5일 이전에 검사를 마치겠다는 것이다.

반면 미국발 입국자 중 무증상자는 자가격리를 14일 진행하되, 의심증상이 발생하는 사람에 한해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증상이 있다고 신고하지 않는 한 검사를 받지 않는다. 젊은 층은 코로나19에 걸려도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이로 인해 가족내감염이 발생할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다.

당국에 따르면 국내 누적 확진자 중 8% 내외는 증상 발현 후 완치까지 계속 무증상 상태여서 정부 방역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이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브리핑실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하고 있다. 미국발 입국자가 국내로 입국하면 의무적으로 2주일 동안 자가격리를 하는 검역대책이 나왔지만, 유럽발 입국자와 달리 무증상자를 검사 대상에서 제외해 논란이 예상된다. 

◇10만명당 발생률 미국 16.6명, 유럽과 5.6명 차이…중국과 다른 잣대

무엇보다 미국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유럽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상황보고서와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통계 등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25일 12시 기준 미국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5만5222명에 달하고 있다. 중국 8만1591명과 이탈리아 6만9176명을 조만간 넘어설 기세다. 특히 미국의 인구 10만명당 발생률은 16.6명에 달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유럽 전역에 대한 특별입국절차를 강화하기로 발표한 시점은 지난 3월 20일이다. 이날 유럽 전역(유럽연합·EU 27개국)의 인구 10만명당 코로나19 발생률은 22.2명이었다. 당시 미국의 발생률은 3.2명 수준이었지만 25일 16.6명까지 급증했다. 불과 5.6명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그런데 중국 후베이성에 대한 입국금지 결정을 내리던 당시 해당 지역의 인구 10만명당 방생률은 15.3명으로 미국보다 1.3명 적다. 후베이성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한다면 미국발 입국자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미국발 입국자를 최소한 유럽발 입국자와 동일한 검역 절차를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에 대해 윤태호 방역총괄과장은 "현재 유럽과 미국은 위험도가 조금 다르다"며 "3월 3주차 기준 유럽발 입국자는 1만명당 확진자 수가 86.4명, 미국은 4주차 기준으로도 28.5명으로 (두 지역 내 발생률) 차이가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만약 미국이 유럽과 유사한 수준(입국자 1만명당 확진자 수)이 되면 미국발 입국자에 대해서도 2단계로 자가격리자에 대한 전수검사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이 미국발 무증상 입국자에 대해 전수검사를 하지 않는 배경에는 진단키트 수급을 우려하는 속내도 읽힌다. 현재 당국은 하루에 1만~1만5000건의 검사 물량을 소화하고 있다. 하루에 미국에서 국내로 오는 입국자는 2500여명이다. 이들에게 전수검사를 진행할 경우 하루에 2500개 진단키트를 별도로 배분해야 한다. 이럴 경우 대구 요양병원 등 특정 지역이나 집단을 대상으로 전수검사를 추가로 진행할 경우 물량이 달릴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4일 밤 10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에서 진단키트 등 의료장비를 최대한 미국에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해당 물량을 조달하기 위해 미국발 무증상 입국자에 대한 전수검사 적용 시기를 뒤로 늦춘 게 아니냐는 분석도 일각에서 고개를 든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홍보관리반장은 "국내에서 1만~1만5000건 정도 검사가 이뤄지고 있고, 검사 총량 여력도 고려해야 한다"며 "미국발 입국자 전수검사는 검사 총량 중 2500개를 할당하는 의사결정이며, (지금은) 위험 순위가 높은 집단을 중심으로 진단검사를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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