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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0%대'시대…한은의 남은 카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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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0%대'시대…한은의 남은 카드는
  • 디지털 뉴스팀 hse@hksisaeconomy.com
  • 승인 2020.03.16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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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연 0.75%로 내려 '0%대 시대'를 열자 앞으론 금리 외 통화정책 수단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준금리를 더 이상 내릴 여력이 별로 없는 데다 금리정책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금통위 의장) 역시 문제의식을 같이 했다. 이 총재는 "한은법상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점검했다"며 비상시 한은이 꺼내 들 카드 점검을 마쳤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재정정책과의 폴리시믹스(정책 공조) 효과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금통위는 이날 12년만에 임시회의를 개최해 기준금리를 기존 연 1.25%에서 0.75%로 0.50%p를 내린 빅컷(big cut)을 단행했다. 금통위가 임시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인하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9·11 테러' 직후인 2001년 9월19일(0.5%p 인하),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27일(0.75%p 인하) 임시회의가 열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5일(현지시간)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사실상 제로금리로 1.00%p 인하하고 7000억달러 규모의 양적완화에 나서기로 한 것이 금통위의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로써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연 0.75%로 사상 처음으로 '0%대' 금리 시대에 진입했다. 금통위는 지난해 7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3년1개월 만에 내리면서 금리인하 사이클에 진입했다. 이후 지난해 8월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10월에 연 1.50%에서 1.25%로 한차례 더 내렸다. 연 1.25%는 지난 2016년 6월~2017년 11월 유지됐던 종전 최저치였다.

기준금리 연 0.75%는 실효하한과 닿아있다.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실효하한은 0.50~1.00% 수준으로 본다. 실효하한은 비(非)기축통화국인 우리나라가 기준금리를 0%로 내리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우리나라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최저 기준금리 하한선을 말한다. 기준금리가 이보다 낮아지면 부작용이 더 커지는 단계다. 한은 금통위가 금리를 내릴 여력이 없다는 의미다.

이 총재 역시 임시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 여력을 묻는 질문에 "실효하한은 기준에 따라 달라진다"면서도 "여러 가지 경제 여건 변화에 대응해 모든 수단을 망라해 적절히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만 답했다. 다른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통화정책 여력이 크지 않고 제로금리까지 못 가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기존에는 "금리로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아직은 남아있다"고 했었다.

금리인하 효과가 제한적이란 것도 한계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2주 새 기준금리를 1.5%p 내려 제로금리에 진입했지만 전 세계 금융시장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이 총재는 "각국의 통화정책만으로는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코로나19 상황이 조기에 종료되지 않으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깔려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금통위는 지난 3일 비(非)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중소기업 등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25조원에서 30조원으로 5조원 증액한 바 있다. 또 이날 이들의 이자부담 완화 등을 위해 금융중개대출 금리를 연 0.50~0.75%에서 0.25%로 인하했다. 아울러 금통위는 은행권의 단기 유동성 공급 확대를 위해 환매조건부매매(RP) 대상증권에 은행채를 추가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한은이 꺼냈던 카드와 유사하다. 당시 한은은 중소기업대출 확대를 위해 금융중개지원대출(당시 총액한도대출) 규모를 증액해 시중에 3조5000억원을 공급했다. 단기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은행과 증권사의 RP를 사들여 16조8000억원의 돈을 풀었다. 당시 한은은 국고채를 매입하고 통화안정증권을 중도 환매해 1조7000억원을 시중에 투입했다.

앞으로 추가될 수 있는 정책은 펀드 조성 등으로 보인다. 2008년 당시 한은은 채권시장안정펀드(2조1000억원)와 은행자본확충펀드(3조3000억원)를 조성한 바 있다.

대규모 양적완화 등 그동안 사용하지 않은 비전통적 통화정책 카드는 아직 꺼내 들지 않은 상태다. 양적완화는 중앙은행이 통화를 시중에 직접 공급해 경기를 부양시키는 정책으로, 실효하한 탓에 기준금리를 더 이상 내리기 어려울 때 경기부양을 위해 한은이 쓸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다. 앞서 한은은 우리나라가 양적완화 등의 수단을 쓸 수 있을지 연구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이 총재는 비전통적 통화정책 수단 사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한은이 단계별로 취할 수 있는 수단을 모두 테이블에 올려놓고 점검했다"며 "한은법상 우리가 할 수 있는 수단을 두고 그때그때 필요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선진국 중앙은행이 했던 양적완화 등 비전통적 통화정책은 고려할 단계가 아니라고 본다"고 답한 것에서 태도가 크게 선회한 것이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중앙은행은 단기 채권을 사 유동성을 공급하는데, 비전통적 수단을 쓰게 되면 장기채권, 더 나아가 위기를 맞은 산업 영업의 채권이나 공공기관, 사적 영역의 채권을 구입할 수도 있다"며 "우리의 경우 아직 재정정책이 남아 있지만 연 0.75%가 실효하한이라고 보면 양적완화 등 비전통적 수단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의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폴리시믹스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강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통화정책의 여력이 부족할 때 재정정책과의 공조를 통해 그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도 방법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이 논리는 지난 2월 금통위 때 금리를 동결한 명분으로도 활용됐다.

그는 "현재 경제심리가 많이 위축된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정부와 중앙은행이 힘을 합쳐서 적극적으로 대응했으면 좋겠다는 기대가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정부나 의회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주는 이 시점에서 중앙은행이 나서면 위축된 경제심리 완화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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